웃음으로 암을 치료한 집배원
말기암 집배원, 웃음으로 완치하다
그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꺼냈다.
조금 전까지 분명히 빈손이었는데 순간 붉은 장미가 들려 있었다.
"우와~."
10여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라 손뼉을 쳤다.
이번엔 키에 쌀을 놓고 덮개로 덮었다가 열었다.
쌀 대신 튀밥이 가득했다.
한 움큼씩 할머니들에게 나눠 드렸다.
그도 먹었다.
"웃기 어려울 땐 최불암식으로 웃으세요. 자 따라 해 보세요."
그가 온몸을 써 '파~' 웃자 한껏 흥겨워진 할머니들도 '파~' 했다.
얼마 전 전북 정읍시 산내면 장금리 경로당을 웃음으로 채운 그는 정읍 칠보 우체국 집배원 김천수 씨다.
그는 매일 산내면, 산외면 일대에서 90∼130㎞를 돌며 800~1,000통에 달하는 우편물을 배달한다.
하지만 그가 실어 나르는 건 우편물만이 아니다.
웃음치료사이고 파티 마술사인 그는 웃음도, 마술도 함께 나른다.
김장철인 최근엔 김장 평론가가 되곤 한다.
집집이 돌며 김장 맛을 보고 간이 품평회도 한다.
덕분에 할머니들이 떠안긴 김치 한 포기와 함께 돌아오곤 한다.
문짝을 고치고 방충망을 다는 등 허드렛일을 하고 잔심부름도 하곤 했다.
그때마다 온갖 푸성귀가 가득 실리곤 했다.
2006년 3월 27일 이전의 그라면 상상 못할 하루하루다.
술, 담배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던 그는 그날 직장암 4기 말이란 진단을 받았다.
21일 뒤 수술을 받았다.
'모든 걸 포기하겠다.'고 생각했다.
1년여 흘렀을까, 인터넷에서 '웃음으로 암을 물리친다.'는 문구를 봤다.
그 길로 광주의 웃음치료사 과정에 등록했고 6개월 만에 1급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살기 위한 웃음이었다.
딱히 써먹을 데가 없다고 생각하다가 관내에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떠올렸다.
경로당과 경로 대학 등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계기였다.
그도 웃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웃었다.
돕기 위한 웃음이었다.
그 뒤엔 파티 마술을 배웠다.
또 노인들의 피해가 잦은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전문가까지 됐다.
암 발병 5년째인 그는 올 2월 병원에서 '1년 뒤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중증환자를 '졸업'했다는 축하 서신도 받았다.
별 이상이 없다는 얘기였다.
올 상반기 우수 집배원상도 받았다.
그는 자신의 5년여 삶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젠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제2의 인생입니다. 그분들을 돕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게 좋은 일이 생기고…, 제가 도움을 받은 겁니다. 아침에 한시라도 빨리 일어나고 싶고 저녁엔 조금이라고 늦게 자고 싶어집니다. 더 많은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집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저는 세상을 다시 살고 있습니다. 하하."
행복하기에 나온 웃음이었다.
웃음치료란 웃음을 통해 질병으로 말미암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현대적 의미의 웃음치료는 미국 잡지 '새터데이 리뷰'의 편집장이었던 노먼 커즌스로부터 출발했다.
강직성 척수염에 걸렸던 그는 코미디 방송을 볼 때면 통증이 줄어드는 데 착안해 웃음치료를 제안했고, 지금까지 의학계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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